작가 노트 


저 멀리 어떤 섬에는 바다와 산과 숲이 있고, 우리 가족도 있다. 내 아내와 아이들은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숲에서 숨을 쉬고, 산에서 잠을 자고, 귤 나무에서 귤을 따서 먹는다. 가끔은 이웃집의 강아지를 데리고 아주 멀리까지 산책을 가다가 전화를 걸어 자랑을 하곤 한다. 끝없이 펼쳐진 꽃과 풀이 가득한 들판을 마음대로 뛰어노는 아이들 사진을 아내가 보내줄 때면, 나와 내 가족이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를 마땅히 이해하게 된다. 바다 너머로 지는 해가 해변에 서 있는 내 아이들과 수평을 이루어 그 빛이 우리 가족을 감싸면, 나는 그 눈부신 순간이 그리워 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