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나의 작업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들은 내가 살아오며 겪은 경험들이 기억 속에서 얽히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며 재생산된 결과물이다. 그렇게 재구성된 기억들은 작업을 통해 삶과 사회, 환경, 감정의 형태로 기록된다. 나는 작업을 통해 일상적이면서도 모순된 풍경을 제시하거나, 내가 속하고 싶은 공간을 창조한다. 때로는 내면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나의 첫 작업은 불안에서 출발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생존과 생계의 위협, 트라우마적 기억, 감각의 혼란 등 복합적인 감정들이 작업의 기반이 된다. 특히,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현재의 현실과 겹쳐질 때, 내 감정은 극대화되고 심리적 불안 상태에 빠진다. 나는 그 불안을 직면하며 내면의 세계로 침잠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작업이 시작된다.트라우마는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에도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살아 있는 기억이다. 이러한 트라우마적 경험은 언어로 서사화되기보다는 파편화된 감각,이미지, 감정의 형태로 남는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예술은, 이 파편화된 기억들을 담아내기에 가장 적절한 매체다.
예술은 억압되거나 잊힌 기억을 감각적인 형태로 가시화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공유의 흔적으로 남게 한다.내가 경험한 트라우마적 기억은, 어린 시절 거대한 자연 속에서 길을 잃고 홀로 남겨졌던 순간에서 비롯된다. 그때의 자연은 나에게 위협적인 존재였고, 불안을 유발하며 생존을 위협하는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그 속에서 나는 오히려 인공적인 공간, 즉 가족의 울타리와 따뜻한 집을 떠올리며 그 위기의 순간을 버틸 수 있었다. 이후 나는 안정적인 공간에 대한 집착을 갖게 되었고, 나의 물건이나 공간에 붉은색으로 경계와 표식을 남기는 행위를 지속해왔다. 선을 그어 나만의 영역을 구분하고, 물건에 붉은색으로 흔적을 남기는 행위를 통해 안정감을 얻었다. 붉은색은 나에게 위협적인 존재들에 대한 경고의 색이며, 동시에 그 경고 이면에 존재하는 나만의 공간 안에서는 안정을 주는 색이다.
그래서 나는 이 붉은색을 중심으로 나만의 공간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안정과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Staged> 시리즈는 건축적인 요소들을 끌어와 내가 머물고 싶은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며 사회와 적극적으로 관계 맺고, 그 안에서 나만의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다. <Drawing> 시리즈는 2024년부터 시작했다. 비교적 가벼운 재료인 드로잉을 선택한 것은 절제된 색과 간결한 표현으로 보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드로잉은 마치 나의 일기처럼, 삶의 순간들을 기록해 나가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약력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회화과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
2024 작품으로 삶을 이야기하다, 갤러리 엘, 청주
2024 내면의 풍경, 베타클럽, 산본
2024 최소희 전, 갤러리 브릭샌드, 서울
2024 최소희 전, 갤러리 현, 천안
2023 Staged, 일원 평생학습센터 갤러리 & 아트뮤제, 서울
2021 사유의 숲, GET 201 with 퍼블릭아트갤러리, 광교
2020 At the moment, EAC 갤러리, 서울
2019 나의 붉은 기억과의 조우, 아트숨비, 서울
2018 ‘어디에도 없는 공간 - utopia, 퍼블릭 갤러리, 서울
2017 물들다, 백희 갤러리, 전주
2016 사이아트 도큐먼트 선정 작가 Red Territory, 사이아트스페이스, 서울
2014 Intended Landscape, 대안공간 충정각, 서울
2013 Lineation, 아트스페이스 이드, 청주
단체전
2025 Art on Paper 한미 교류전, G갤러리 ,송도
2025 No Space No painting, 아트로직스 갤러리, 서울
2022 예술하라, 충주문화예술회관, 충주
2021 Wonderland, 세브란스 아트스페이스, 서울
2020 WE, 사진문화공간 아지트, 서울
2019 logos, Western Gallery, LA
2019 제주 특별자치도 미술대전전, 제주문예회관, 제주
2019 Hotel Flamingo, AK 갤러리, 수원
2019 푸른 순간의 지속, 을지로 아뜨리에갤러리 서울시설공단, 서울
2018 문화잇기 + 교감 展, 노원상계예술마당, 서울
2017 同行, HOMA, 서울
2017 PITTURA, 갤러리 오누이, 서울
2017 WALL FLOWER, 갤러리O, 서울
2017 INTERSECTION, 최정아 갤러리, 서울
2015 나는 무명작가다, 아르코 미술관, 서울
2015 太白八景, 경관 “검은 땅에 꽃 피다”, 철암 탄광역사촌, 태백
2015 Raw Regard, 최정아 갤러리, 서울
2015 IN N IN, 청림갤러리, 광명
2012 안양 광주 작가 교류 국제 행위 예술제, 석수시장, 안양
2012 GPS_ 돋다, 홍익대학교 현대 미술관, 서울
2011 Ctrl+A, 대안공간 도어, 서울
소장
마음담은 정신의학과 병원, 휠링컴, 개인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