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 | Jeon Moonkyung
boxing unboxing
상자 안에 담긴 맑은 물질속에 물건들을 가두고 나면 더 이상 그것을 만질 수 없다. 마치 물속 같아서 손을 넣어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단단하게 갇혀 있어 더 이상 온전히 접할 수 없다. 사람들의 기억의 속성처럼 그것은 저장된 단층일 뿐, 되풀이되거나 재현되지 않고 그저 회상과 왜곡을 통해 느낄 뿐이다. 그 소중한 것들이 현실이던 시절의 아름다움과, 얽힌 것들을 기억해내고 반추하는 행동 이야말로 모두의 습관이다. 그 아련함을 들여다볼 수 있을 뿐. 흘러간 것들을 다시 붙잡아 감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추억의 조건을 충족한다..
나의 작업은 그 유치하고 찬란하고 반짝이는, 날것으로의 색감과 그 실마리들을 저장하고 박제하는 것이다. 어디선가 본 듯하지만 자세히 볼 수록 낯선. 마치 기억은 친숙하지만, 깊이 생각해볼수록 정말 그랬었나 하는 느낌에 오히려 낯설어지고 아득해지는 것처럼. 그림을 확대해서 보다 보면 어느새 그것은 그 고유의 사물 자체가 아닌 색과 면, 혹은 안료들의 혼잡한 나열로 보이는 순간이 온다.
그 안에서의 사고와 우연은 계획과 의도를 덮고, 좌절과 새로운 희망을 연다, 작은 선 하나도 내 손을 벗어나기 일쑤이고 더 큰 힘 안에서 쓸데없는 저항임을 깨닫는다.
그 힘에 날 맡기고 그 계획안에 내가 조화롭길 바래 볼 뿐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조형대학 서양화과
PG Dip. C.O.F.A. Uni. of N.S.W.
개인전
2025. 4 더플럭스갤러리
단체전
프로젝트1+10전, 이화평면정신전, 벗전, 이서전, 서울한강아트페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