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Poetry》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저마다의 서사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 거대한 서사의 한가운데서, 각자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폴 리쾨르(Paul Ricoeur)가 말한 ‘서사적 정체성’의 구현이자, 하이데거(Heidegger)가 제시한 ‘던져진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삶에 묻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왜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이 모든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같은 근원적인 물음부터 “나는 왜 한여름의 녹색을 좋아할까?”, “나는 왜 누구를 사랑하는 걸까?" 같은 사소하고 사적인 물음까지 삶은 끊임없이 우리로 하여금 묻고 또 묻게 한다.  


하지만 삶은 그런 물음에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또 다른 물음으로 되묻는다. 가다머(Gadamer)의 해석학적 순환처럼, 우리는 수많은 물음과 그에 따른 경험을 통해 자신의 내러티브를 더 밀도 있고 입체적으로 확장해나간다.  

나의 작업은 명확히 정리된 해석이나 결론이 아닌, 여전히 유동하는 물음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사유의 파편이다. 나는 그것들을 수집하고, 기록하며, 시각적으로 재구성한다. 이는 곧 ‘답이 없는 물음’이자, 동시에 ‘대답으로서의 물음’이 된다. 이는 현대 예술 이론가들이 말하는 ‘질문하는 형태로서의 예술’과 같다. 


나의 작품인《Flower of Hope(희망의 꽃)》도 ‘희망이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깨끗하고 밝으며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그 이미지에 의문을 던졌다. 과연 희망은 항상 긍정적인 감정일까? 희망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동시에 기대를 만들어낸다. 기대는 언제나 실패에 대한 공포와 부담을 함께 수반한다. 그렇다면 희망은 어떤 이에게는 설렘이자 위안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짐이자 공포가 될 수도 있다.  이 작품에서 나는 이 양가적인 감정을 물리적 역설로 표현했다. 가벼운 물성을 가진 풍선이 도리어 사람을 무겁게 짓누르는 이 역설적 상황을 재현함으로서 희망이 가진 이중적 본질을 느끼게 한다. 결국 희망은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것이다. 중점은 바로 그 모호함이 주는 경계 위를 넘나드는 수많은 ‘이야기’들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나는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개념들을 경계하고, 삶 속에 내제된 아이러니를 마주하며 끊임없이 물음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물음’을 발견하고, 그 물음을 통해 세계와 새로운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다. 

약력


2024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학사


개인전

2024 K- 청년 우수작가상 개인전, 대덕문화전당, 대구


단체전

2025 <Geeky Land(괴짜전) 2025>, K현대미술관, 서울 

2025 <오픈 스토리지 2025>, 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 경기 

2024 <점에서 선으로>, 대덕문화전당, 대구 

2024 Breeze Art Fair NEW 작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23 제 8회 대한민국사진축전, 양재aT센터, 서울 

2023 <Do Not Disturb(방해금지모드>, 꼴라보하우스 문래, 서울 

2023 <Forgotten DMZ>, OMAE gallery, 서울 

2022 <P.O.P>, 고양아람누리 갤러리, 경기 

2018 <Folder>, 고양어울림누리 미술관, 경기 

2018 제 11회 전주국제사진제, 전주 아트센터, 전주 


수상

2023 통로이미지 크레이티브 어워드 사진부문 

2024 K-청년 사진영상작가 프로젝트 특별상


작품소장

경기문화재단